![]() 포루투칼 감독 페드로 코스타의 "젊음이여 전진". 포스터에 등장하는 인물은 Ventura, 그는 cap vert(아프리카 연안의 작은섬으로 과거 포루투칼의 식민지) 출신으로 포루투칼의 수도 리스본 근방의 슬램지구에 거주한다. 복지 당국이 제공하는 신식 아파트와 슬램 지구 사이를 매일 서성이며 마주치는 이들, 곤궁과 외로움 속에 살고 있는 이들을 "내 아이들"이라 부른다. 벤투라는 이 곤궁한 지역을 배회하는 성자인가? 아니, 그는 별다른 자선을 베풀거나 애정을 표하지 않는다. 그는 이들의 집에 찾아가 그들 곁에 누워 있거나, 이들에게 자신을 떠난 아내의 이야기를 끝도 없이 반복하거나, 혹은 끝도 없이 반복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 기묘한 영화는 서정도 서사도 아닌, 비참도 영광도 아닌, 현재형도 과거형도 아닌 이야기와 정서와 시간을 담고 있다. ![]() 영화는 두시간 반 동안, 서성이는 벤투라, 잠자리의 벤투라, 이 곳과 저 곳의 벤투라를 쫓는다. 두서 없는 이야기의 반복, 이 곳과 저 곳으로 유령처럼 배회하는 벤투라의 행적은 러시아 감독 소쿠로프의 '러시아 방주'를 떠 올리게 한다. 그러나 다분히 관념적인 독백을 나열하는 소쿠로프와 달리 페드로 코스타의 인물과 공간, 인물들이 내 뱉는 독백은 가장 구체적인데 ( 가령 미숙아로 태어난 딸 아이의 출산일을 회고하는 한 마약 중독자의 이야기) 진정 놀라운 것은 이 구체적인 이야기들과 장소들이 영화적인 병치와 연쇄를 통해 몽환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이 완벽하게 공존하는 풍경으로 탄생하는 데에 있다. ![]() 벤투라가 아내를 남겨두고 포루투칼에 온 이주노동자를 위해 지어주는 연서 "우리들의 재회는 우리들 여생을 아름답게 꾸며줄거요, 족히 서른해는.,,,나는 당신에게 십만개의 담배를 사주고 싶었소, 유행하는 십여벌의 원피스, 자동차, 당신이 꿈꾸던 화산암으로 지어진 집..여직껏 당신의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소. 나는 가끔 이 벽들을 지어 올린다는 생각에 두렵소. 나는 곡갱이와 시멘트로, 당신은 당신의 그 침묵으로...당신을 망각의 늪으로 굴러 떨어뜨릴 깊은 골짜기..." ![]() 기억되어야 할 올해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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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착해지지 않고, 억지로 상냥해지지 않고, 그런데도 삶아, 내가 무례해지지 않도록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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