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되자 마자 서둘러 바캉스를 떠났던 일군의 무리가 파리로 귀향하기 시작하던 칠월의 마지막 일요일, 중국계 이민자들의 문화센터가 주관하는 작은 버스 여행에 끼어 프랑스 북쪽 노르망디 바닷가에 다녀왔다. 대한항공 선전에 등장해 유명해졌다는 몽 쌩 미셀에 비견할만큼 유명한 에뜨흐따 (Etretat). 밝은 색조의 가파른 기암절벽이 아치를 이루며 이어져 절경을 이룬다. 바닷물이 빠질때면 자갈 해안을 따라 아치 아래로 걸을 수 있다. 발을 잡아끄는 해안가 산책은 다소 고된 일이어서, 다녀온 날 밤 진흙에 빠져들며 걷는 꿈을 꾸었다. 아치 하나를 통과해 아르센 루팡의 전설이 담긴 작은 기둥 섬 앞에 당도했다가, 다시 후진하고야 말았다. 해안 산책을 접고, 절벽 위로 올랐다. 절벽을 따라 난 산책로를 한참이나 걸었다. 한쪽으로는 십킬로미터 이상 이어진 절벽이, 절벽 안 쪽 언덕으로는 천연 골프장이 있었다. 자연의 장관이며 절경을 구경하는 일보다, 인간들이 지어 놓은 것들에 묻어있는 탄식과 환희를 구경하는 일에 낯익은 나는 이런 자연 앞에 서면 알 수 없는 당혹감을 느낀다. 아름답다ㅡ 이외에 할 말이 없다는 것이 주는 당혹감. 자연 앞에서 고분고분 경외감을 느끼기엔 문명의 때가 너무 많이 끼여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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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하고 발랄하게
함부로 착해지지 않고, 억지로 상냥해지지 않고, 그런데도 삶아, 내가 무례해지지 않도록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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